RP 레포펀드 구조 및 수익률
최근 시중은행들은 사모펀드 대신 레포펀드 판매를 재개하려는 모양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원천인 일반채권과 RP간 금리차이(spread)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년 6월말 기준 레포펀드 설정액은 6조4000억원 규모다.
(2018.01 기준) 레포펀드 수 86개, 설정액 1조5000억원에서 크게 늘어난 액수다. 레포펀드는 기업 신용등급 ‘AAA’ 우량 채권이나 ‘A1’ 등급의 CP(기업어음) 또는 ABCP(자산담보부 CP)에 중 듀레이션이 짧은 3개월, 6개월 채권에 투자하는 단기 채권형 펀드다.
레포펀드는 단기간에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기관과 대형 투자자(1억원 이상)들이 선호하는 상품이다. 구조는 다음과 같다. 증권사는 펀딩을 통해 모은 자금으로 발행과 거래가 많은 단기 금융채나 기업어음(CP) 등의 신용물을 매입한 뒤 이를 담보로 국공채를 빌린다. 이후 이 국공채를 담보로 현금을 조달 (RP매도)하고, 다시 신용(credit) 시장에서 다른 회사채 등을 매수해 차익을 얻는다.
예를 들어 금리 2%인 만기 3개월짜리 은행채를 300억원 매수한다고 가정해보자. 펀딩을 통해 현금은 우선 100억원을 모은다. 이때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금융회사는 100억원으로 산 은행채를 담보로 시장에서 200억원어치 자금을 빌린다. 빌린 200억원은 하루짜리 RP 거래를 한다.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는 시장금리보다 낮아서 200억원의 자금을 매일 매수/매도해도 3개월 동안 1.5%의 이자만 주면 된다. 금융회사는 만기 때 2%의 금리를 받으면 0.5%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운용방식으로 투자자들은 3개월간 0.5%에 상당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보통 담보증권의 신용등급이 낮거나, 차입자의 신용위험이 높을수록 높은 추가담보비율(hair-cut)이 적용된다. 통상 100억원어치 CP를 사면 증권사들은 국공채를 75억원 안팎으로 차입할 수 있다. 75억원 국공채를 담보로 기관간 RP시장에 가서 현금을 조달할 때에는 70억원 가량을 차입할 수 있다. 쉽게 말해 100억원 짜리 CP에 투자하면서 70억원의 추가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차입비율을 늘려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최대 차입비율은 순자산 대비 최대 400%(4배)로 제한되는데, 헤어컷 비율 등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인 차입효과는 3배 정도다. 이런식으로 여러번 차입해 재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만기가 비슷한 일반 채권형펀드보다 연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이 가능해진다.
특히 채권가격이 오르는 금리 하락 또는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수익이 극대화된다. 레포펀드 운용 수익률은 채권 및 CP의 금리와 조달시장에서 적용받는 비용(레포 금리) 차이에서 결정된다. 초단기금리일수록 시장 움직임에 영향을 직접 받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기관간 레포 거래 이율은 0.30~0.63% 사이에서 움직였다. 기준금리 인하 전인 지난 5월 27일 0.65~0.87%보다 낮다. 쉽게 말해 조달비용이 줄면서 수익기회가 커진 셈이다. CP 금리까지 하락하면 가격상승에 따른 이익도 누릴 수 있다. 지난 5일 기준 271일~1년 CP의 할인 가중평균금리는 0.95%로 금리 인하 직전(5월 27일, 2.06%)보다 1%포인트 이상 내려갔다.
펀드인 만큼 수수료가 중요하다. 인하우스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판매사를 통해 제시하는 수익률은 연 2.3~2.5% 수준이다. 운용보수는 10bp(100bp=1%포인트), 판매보수는 20~30bp다.
단, 금리가 오를때는 손실 위험이 존재한다. 조달비용도 오르고, 채권가격은 하락하는 국면이다. 차입을 활용하기 때문에 손실 폭도 레버리지 비율을 반영한다. 실제 코로나 여파로 단기물 시장이 경색되면서 레포펀드 수익률은 한때 마이너스까지 떨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