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Getting crushed in this market?

One look at Warren Buffett’s portfolio and you might feel a lot better about yours

 

전체 시장의 공황적 붕괴 앞에서는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도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아니 버핏이 구축해놓은 포트폴리오는 시장 이상으로 크게 무너져내렸다.

 

 

2020년 1월2일, S&P500 지수는 3257로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3월27일, 약 3달만에 S&P500은 2541로 연초대비 -22% 하락했고, 버크셔의 포트폴리오는 약 -35% 추락했다.

 

버크셔가 시장 이상으로 타격으로 입은 것은 금융주 비중(43%)이 워낙 높았고 항공주에너지주의 손실도 컸기 때문이다. S&P500에서 금융주의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버핏의 상징과도 같은 필수소비재 주식, 지분을 9%나 보유하고 있는 코카콜라도 수익률 방어는 커녕 하락폭이 평균보다 컸다.

 

작년에 셰일산업의 미래를 좋게 평가하고 8% 배당 우선주 형식으로 인수자금을 100억달러나 투자하여 지분을 2% 사들인 옥시덴탈 페트롤륨은 시총의 무려 3/4이 증발했다 (1월 시총 약 42B$). 옥시덴탈은 버크셔의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애너다코를 380억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유가 급락으로 15일 옥시덴탈 주식은 폭락했고,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110억달러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애너다코 인수액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인 셈이다.

 

현금 비중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1/3 정도로 높게 유지하고 있었던 게 불행 중 다행이지만 그걸 감안해도 버크셔의 연초 대비 총수익률은 -23% 쯤에 불과하다. 

 

석달간의 현금 이자를 0.3%로 단순 계산해보면

 

2/3 * (-34.8%) + 1/3 * (+0.3%) = -23% 

 

27일은 그나마 미국 증시에서 +13% 정도 기술적 반등이 나타난 시점이다. 기준을 최저점이었던 3월23일로 잡는다면 버핏의 성과는 더욱 악화된다. 미국채의 가격상승이 포트폴리오 가치하락을 어느정도 상쇄했을 수 있지만, 일단 유동자산을 모두 현금이라고 가정한다면 시장 이상으로 망한게 버크셔였다.

 

버크셔 YTD = -14.5%, under-performed (04.10)

 

버핏이 시장 이상으로 망한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상대적 수혜를 받은 주식, 이른바 4차산업주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의 기술주 비중이 거의 제로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마존, 넷플릭스는 연초보다 오히려 3월27일 주가가 더 상승하기까지 한 주식이다.  

 

버핏은 2월27일 델타항공 97만주를 주당 46.4달러, 총 4530만달러 어치 매수했다. 그러나 4월2일 1300만주를 약 24.2달러에 손절 매도했다. 고점 대비 20% 하락한 시점에서 싸다고 매수했던 가격인데도, 한달만에 반토막 손절해버린 것이다.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판다'는 걸 공언해온 투자의 귀재, 버핏에겐 매우 굴욕적인 사건이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팔지 않을것' (“We certainly won’t be selling.”) 이라고 말했음에도 자기 말을 뒤집어버린 셈이 됐다. 물론 버핏은 인터뷰에서 '시장은 50%씩 급락할때가 있다'는 점도 언급하긴 했다. 
( he said. “Occasionally, there will be major drops in the market, perhaps of 50% magnitude or even greater.” )

 

미국 4대 항공사는 1분기에 유나이티드가 65% 폭락했고, 아메리칸과 델타 주식은 반토막이 났다. 사우스웨스트는 항공사들 중에서는 비교적 낙폭이 작아 35% 급락했지만 이 또한 시장평균 낙폭 20%를 크게 웃돈다. 이들 4대 항공사 평균 낙폭은 52%에 달한다. 이 때문에 버크셔는 델타에서만 20억 달러, 유나이티드와 아메리칸 주식에서는 10억 달러가 넘는 평가손을 기록하는 등 약 50억 달러의 평가손실을 냈다.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4대 항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다.

 

4월3일 로이터 통신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약 640억 달러(78조원)의 평가손을 입었으며 미국 기업의 분기별 최대 손실 중 하나로 꼽힐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3월 저점에서 상당히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1Q의 실패는 버핏의 투자인생에서 사상최대 손실기록이다.

 

다른 개인투자자 역시 너무 상심할 것은 없다. 현금을 쌓아둔 버핏조차 -23%의 대손실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20% ~ -30% 정도의 손실은 일반적인 투자자가 어쩔수없는, 자연재해급 불가항력이라고 보아도 좋다. 

 

두달 전 다보스에서 cash is trash, 현금은 쓰레기, 금을 사라고 호언장담했던 레이 달리오도 별 다를건 없다. 2월 중순까지도 곧 반등할테니 주식을 사라고 했으나 그의 퓨어알파펀드는 3월중순까지 -20% 이상의 손실을 냈다. 펀드 성과공개나 논평은 거부했지만 3월말엔 더욱 하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브리지워터 올웨더가 시장 베타를 따라가는 펀드라면, 퓨어알파는 마켓타이밍 예측 & 베팅으로 알파만 추구하는 펀드고, 퓨어알파 II는 퓨어알파에 레버리지를 더한 펀드다.

 

버크셔의 주식 운용자산은 약 1800억 달러 (+유동성 1280억 달러), 브리지워터의 운용자산은 약 14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버크셔는 쌓아둔 현금을 쓸 선택권이 남아있으니 손실을 만회할 찬스는 아직 있다. 버크셔 A의 최근 주가는 약 29만달러, PBR = 1.2, e-PER = 18.9 정도고 최대주주는 지분율 16%를 가진 버핏이다. 

 

3월 16일 레이 달리오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최근 며칠 동안 시장이 폭락하기 전 주식, 상품, 기타 자산 포지션을 바꾸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바이러스에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 몰랐다. 거래에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기에 그리 하지 않았다. 지금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든 위험성을 줄였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3월 초까지도 퓨어알파II 펀드는 자산 수익률이 상승하는 쪽에 베팅했고, 결국 크게 실패했다.

 

역시 만능의 펀드 또는 시장과 무관하게 절대수익을 내는 펀드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금은 쓰레기'라고 패기있게 선언했던 레이 달리오의 말과는 반대로 현재 달러 현금은 왕을 넘어, 황제로 등극했다.

 

 

Posted by 영애니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