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가 답에 더 가깝다.
어느날 지구 상에서 복제기능을 가진 유전물질이 탄생했고
그 passive 특성상 계속 살아남아 지구를 지배한 것이다.
그 최초의 유전물질엔 아무런 감정, 의미, 의도가 없었을 것이다.
우주공간에서 수소와 수소가 융합하여 헬륨이 만들어지듯이
이유없이 그저 화학법칙에 따라 작동한 것에 불과하다.
인간의 관점에서 우주와 자연을 이해하려고 하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인간 몸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우주와 자연을 바라보면
단순해지고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러나 그 어마어마한 확률을 뚫고 당첨된
'인간이라는 형태'의 생명
그 신비는 우주의 관점에서는 natural한 결과물 하나일뿐이지만
유한한 인간의 관점에서는 매우 경이롭다.
인간의 조상은 태생적으로 selfish, 이기적인 생물체다.
과거에는 전쟁, 현대에는 스포츠의 형태로 표출되는 투쟁본능 또한 매우 강하다. 이것은 개체의 문제라기보다 종으로서 타고난 성질에 가깝다.
주변 환경이나 다른 존재를 위해 스스로의 생존확률을 낮춘 생물체가 있다고 하자. 그런 특성을 가진 종은 수십억년이 지나는 동안 도태될 수밖에 없다. 풀이란 풀은 다 뜯어먹고, 자기보다 약한 단백질 공급원은 모두 잡아먹고, 적자생존으로 살아남은 유전자들만이 지금 지구 위에 승리자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 개체 대 개체의 싸움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지구 생태계 자체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러한 반칙과도 같은 인간이 배타적인 생존방식만 계속 고집한다면 최종적으로는 모두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 유아독존식 배타성은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싸움이 끝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1인은 역설적으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또한 우리 모두가 DNA의 결과물이라면, (개체로서) 뭔가를 반드시 이루고 남기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혼자 모든 걸 차지하려고 탐욕을 부릴 필요도 없다. 다양한 DNA들은 상호작용을 통해서 발전하고 미래까지 그 존재를 이어간다.
이것이 공존의 생태학을 다시 세워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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