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성산소

Reactive Oxygen Species

 

반응성높은 산소군을 말한다.

과산화수소(HO₂), 수산화라디칼(-OH), 초과산화 이온(super-oxide, O₂⁻) 등이 대표적이다.

 

얼핏 들으면 산소의 한 종류 같지만 정확히는 산소가 아니라 위 산소화합물들 (oxygen free radical)을 지칭한다. 과산화수소는 일상생활에서 소독이나 표백할 때 쓰는 그 과산화수소수가 맞다. 화학식 O₂⁻는 원래의 산소분자가 전자 하나를 추가로 받은 것이다. 

 

인체에서도 철이 공기중에 노출되면 녹스는 것과 같은 산화작용이 일어난다. 밥을 먹으면 영양분이 흡수되고 이 양분을 적혈구가 운반해온 산소와 결합시키면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작용은 각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이루어지며 생물은 이 에너지를 이용해서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완전히 산화하지 못하고 2~5% 정도의 산소는 체내에서 불안정해진 활성산소가 된다. 이 활성산소는 반응성이 높으며 주변의 다른 원소와 쉽게 결합하여 세포성분을 변화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세포 노화 또는 세포 붕괴가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다른 물질을 산화시킬 수 있는 능력, 즉 산화력이 크다는 것은 다른 물질을 쉽게 변형시킬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free radical에서 라디칼(radical)은 맨 바깥층에 쌍을 이루지 못한 전자를 가진 원자, 이온, 분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전자는 쌍으로 존재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때문에 홀로 있으면 다른 분자와 결합하려고 하는 반응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라디칼은 매우 불안정하고 수명이 짧다. 

 

 

▶ 활성산소가 생기는 대사과정

 

우리가 섭취하는 포도당은 산화과정을 거쳐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CO₂와 H+ 으로 분해된다. 분해된 CO₂는 자연스럽게 호흡을 통해 배출되지만 H+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산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화학반응식은 아래와 같다.

 

C₆H₁₂O₆ + 6O₂ 6CO₂ + 6H₂O + 686kcal

 

산소(O=O)에 수소가 결합하면 물 (H₂O) 이 된다. 우리는 호흡으로 들어온 하루 약 600g의 산소로 675g의 물을 생산하는 생체공장인 셈이다. 이 때 산소가 부족하면 H+을 제거할 수 없고, H+이온이 제거 되지 않으면 에너지 (ATP) 생산은 중단된다.

 

인체에서 에너지는 대용량 전기배터리처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60kg 체중인 사람은 60kg의 ATP가 필요하다. 이런 중량의 ATP를 어디에 비축할 수 없으므로 소비하는 만큼 계속 생산해야 한다. 우리 몸의 ATP 여유분은 고작 2분 정도의 사용량 뿐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든 2분 이상 호흡이 막히거나 산소가 없으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불완전 연소물인 활성산소다. 이 활성산소는 주변의 다른 분자와 충돌하면서 마구 달라붙는다. 그러면 산소가 못을 녹슬게 하듯이 세포 속 멀쩡한 단백질과 유전자가 손상된다.

 

물론 우리 세포내에는 이를 보수하는 메커니즘이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산소는 우리 몸속에서 약 100초 이상 머무르지만 반응성 높은 활성산소는 빠르게 생겼다가 없어진다. 활성산소에 의해 가장 데미지를 입는 것은 에너지를 생성하는 미토콘드리아이며 그래서 미토콘드리아는 대부분 한 달 이내에 새 것으로 바뀐다.

 

또한 활성산소가 조금씩 세포로 누출되면서 세포 손상도 많아지는데 이게 누적되면 세포 자체도 새로운 세포로 복제·대체된다. 새로 만든 세포는 점점 원래 것보다 성능이 떨어지는데다가 이 대체(분열) 횟수도 제한이 있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노화 원인의 80%가 이 활성산소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먹는 것 또는 숨쉬는 것, 대사활동 자체가 유한한 세포분열 횟수를 소비하면서 늙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활성산소와 노화 수명

 

노화를 늦추려면 결국 활성산소 양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려는 노력보다는 활성산소가 처음부터 많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따로 제거하지 않아도 다른 물질과 쉽게 반응하고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은 미토콘드리아의 수를 증가시키고 ‘프리라디칼’ (활성산소)의 누출을 감소시킨다. 프리라디칼 누출 속도는 대사율, 다시 말해서 세포가 산소를 소비하는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몸집이 작은 동물이 큰 동물보다 수명이 짧은 경향이 있는데 이것도 프리라디칼 때문이다. 쥐처럼 작은 동물은 가만히 있을 때조차도 맥박이 1분에 수백 번씩 뛴다. 이렇게 빠른 호흡을 하면, 프리라디칼 누출이 많아지고 수명이 빠르게 지나간다. 이와 반대로 몸집이 큰 동물은 대사율이 낮다. 심장박동은 느리고 프리라디칼 누출도 적기 때문에 이런 동물들은 더 오래 산다.

 

그렇다면 모든 동물에게 한평생 주어진 호흡수, 심장박동수는 동일한데 이를 어떤 속도로 소비하느냐가 그 동물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집단이 손상을 입기 시작하면 프리라디칼 누출이 조금씩 증가하다가 어느 순간 위험수준에 도달한다. 일반적으로 세포가 손상을 입으면 회복하려는 시도를 하면서 염증이 발생한다. 그러다 회복이 되지 않으면 세포가 죽고, 세포 재생이 되지 않으면 이는 몸의 조직과 기관을 위축시켜 퇴행성 질환을 일으킨다.


이 염증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세포들은 정상적인 세포소멸주기를 벗어나 빠르게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결국 암세포로 변한다. 이런식으로 활성산소는 사실상 인체의 모든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팀은 사람이 겪는 질환 중 90%는 활성산소로 인해 생긴다고 말했다.

 

▶ 활성산소의 순기능

 

활성산소는 대사과정에서 필연적인 부산물이지만 체내 살균과 면역에 있어서 필수물질이기도 하다.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입했을때 백혈구가 잡아먹기 쉽도록 활성산소가 바이러스를 약화시키거나 죽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활성산소는 일종의 신호전달 물질이다"고 말했다.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을 조절하라' '식욕을 떨어뜨리는 호르몬을 분비하라'는 신호를 전달하고, 운동할 때는 '찢어진 세포를 복구하라'는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세포는 외부 자극이 있어야 이에 반응하면서 기능을 수행하는데, 반응성높은 활성산소가 바로 이 세포에 자극을 주는 역할을 한다.

 

▶ 활성산소 제거

 

다만 활성산소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면 몸속에서 항산화효소 SOD가 증가한다. SOD (Super-Oxide Dismutase)는 슈퍼옥사이드 라디칼 O2- 를 보다 덜 해로운 활성산소인 과산화수소 HO₂ 로 변화시킨다. 그 다음 과산화수소는 무해한 물과 산소로 분해되어 배출될 수 있다. 항산화효소는 나이가 들면 자연 감소하기때문에 고연령일수록 흡연과 자외선노출, 과식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산화효소는 구리,아연,망간 등의 미네랄과 철분, 셀레늄을 원료로 체내에서 생성된다. 이 성분은 견과류, 굴, 현미, 두부, 소고기, 달걀, 콩나물, 시금치, 당근에 많이 들어있다. 

 

소식(小食)하되 비타민 A·C·E 와 폴리페놀 등의 항산화물질은 꾸준히 섭취해주면 좋다. 항산화물질은 채소, 야채, 과일에 많이 들어있는데 꾸준히 보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채식을 하는 사람의 혈색이 좋고 비교적 동안인 것은 이러한 생체 화학작용 덕분이다. 급격한 운동이나 스트레스, 흥분은 여분의 활성산소를 만들어내므로 평소 활성산소 억제에 중점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 좋다.

 

Posted by 영애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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