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가계 자산의 70%가 금융자산인 반면, 한국은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 등의 실물 자산이다. 한국에서 부동산 자산 비중이 유독 높은 것은 왜일까?

 

첫번째는 세금이다. 미국은 401K 퇴직연금 납입 금액에 대해 1년 최대 1.9만달러까지 소득공제를 해준다. 여유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면 세금을 돌려받지만 부동산에 투자하면 세금과 적지않은 관리비용이 나간다. 주마다 다르지만 주택시가의 약 2~3%를 매년 세금으로 내야하니 부동산 보유자들은 부담이 상당히 크다.

 

두번째 미국은 주식이 장기 우상향한다는 믿음이 퍼져있는데 반해 한국은 부동산 불패에 대한 믿음, 즉 부동산가격 상승률이 금융자산보다 더 높다는 믿음이 퍼져있다. 부동산이 아무리 비싸도 더 오를거라는 믿음이 부동산 가격을 받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아파트와 코스피의 과거 수익률은 어땠는지 실제 데이터로 비교해보자.

 

비교군은

코스피 vs 전국아파트

코스피우량주 vs 서울아파트

삼성전자 vs 강남아파트

 

로 나누어보아야 전체 / 핵심 / 탑픽 비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탑픽은 성남 분당, 세종 특별자치시, 대구 수성, 부산 해운대 등도 있지만 편의상 서울 강남으로 한정하자. 

 

 

* 1986-2017년 (약 32년)

가격 기준 - 자산가격만 비교

총수익 기준 - 월세나 배당수익까지 포함한 총수익률 비교

 

 

코스피 수천개의 종목 중 우량주에 해당하는 코스피200 지수는 1996년 이후에 나온 관계로 86년부터의 비교자료는 없다. 그러나 강남아파트의 평균수익률보다 코스피 전체 평균수익률이 더 높았다면 코스피 우량주의 수익률은 그보다 더 높았을 것이다. 강남아파트 중에서도 탑픽인 압구정 현대아파트(90년~)는 9.2배 올라서 같은기간 코스피의 3.1배보다 훨씬 높지만, 100배 이상 오른 삼성전자보다는 낮다. 대치동 한보미도 맨션(86년~)은 26배지만 이런 80년대 맨션은 로또에 가깝다.

 

전체 평균을 보았을때도 코스피가 유리했고, 최고의 종목을 골랐을때도 코스피가 더 좋았다. 차익에 대한 세금, 보유에 대한 세금까지 고려한다면 이 격차는 더 커진다.

 

 

 

* 2020년 주식 vs 부동산 비교

 

 

그럼 이것은 고도성장을 해온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일까? 다른 나라의 사례도 보자.

 

 

미국, 일본, 홍콩 등 경제상황이 각각 다른 국가에서도 양상은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장기투자를 했을때 역사적 수익률은 주가지수가 더 높았고, 가격변동성은 부동산(주택)이 더 안정적이었다. 사실 어느 나라건 부동산과 주식은 상관관계가 비슷하게 나타나는 자산이다. 특히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도쿄, 홍콩에서도 부동산 수익률보다 주가지수의 수익률이 높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택은 사용성과 가격안정성에서 장점이 있지만, 수익률만 놓고 보면 주식을 이기기 어렵다.

 

그런데 왜 주식은 손해보고 부동산은 이익이 나는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그 답은 네 가지다.

 

첫번째로 변동성은 주식이 확실히 더 크다. 자기가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주가 하락에 대한 뉴스는 계속 들려오기 때문에 체감수익률은 훨씬 낮게 느껴진다. 부동산은 가격의 오르내림 자체가 덜하고 주가처럼 매일, 또는 분단위로 가격변동을 찾아보지는 않기에 하락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군중심리에 의해 달아오른 주식의 고점에서 물렸다가 마이너스 계좌의 고통을 못견디고 저점에서 파는 일이 실제로 허다하다. 

 

두번째 이유는 장기보유하고 충분히 상승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가에 있다. 주식은 부동산보다 거래하기가 훨씬 쉽다. 조금만 이득이 나도 클릭 몇번으로 팔 수 있기 때문에 인내심있게 대형상승의 수혜를 누리기 어렵다. 반면 부동산은 각종 세금과 이사문제로 한번 샀으면 좋든싫든 오래 깔고 있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상승할때까지 10년, 20년 기다리면서 buy & hold 효과를 볼 수 있다.

 

세번째 이유는 투자원금의 크기다. 똑같이 100% 수익을 냈더라도 1천만원을 투자해서 1천만원을 번 것과 10억을 투자해서 10억을 번 것은 체감 수익의 크기가 다르다. 평범한 직장인에게 1천만원은 그냥 일해서 벌 수 있는 돈으로 느껴지지만 10억은 아무리 일해도 벌기가 어려운 돈이다. 따라서 부동산 차익으로 번 것은 훨씬 큰 돈으로 느껴진다.

 

네번째 이유는 레버리지다. 전세나 대출을 끼고 부동산을 샀을 경우, 매수자가 실제 들인 돈에 비해 실질 수익률은 훨씬 높아진다. 레버리지는 가격하락시 치명타를 입는 단점이 있지만 주식에 비해서는 부동산이 대출받기 용이하다. 

 

 

Posted by 영애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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