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의 성패는 결국 얼마나 싸게 사느냐에 달려있다. 

미래에 얼마나 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가능한 싸게 매수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실질 수익률로도 중요하다.

 

매수 방법은 시기를 나눠서 적립식으로 하는 방법, 거치식으로 한번에 모두 매수하는 방법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얼핏 보면 코스트 애버리징, 평단가를 낮출 수 있는 적립식 투자가 안정적이고 좋아보인다. 한번에 모든 돈을 투자하는 거치식 투자는 고점에서 물리는 두려움이 크다. 

 

실제 실험을 해보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대상 : 코스피200 ETF

실험기간 : 2011년~2019년 

매수시점 랜덤시뮬 : 1000회

 

각 평가액은 1000회 시뮬레이션을 평균한 평가액, (괄호)는 해당기간의 1000회 평균수익률이다.

 

실험1. 

적립식 1년

적립식이 이길확률 = 51.4%

 

적립식 평가액 377.1 (+1.0%)

거치식 평가액 377.3 (+1.3%)

 

실험2. 

적립식 3년

적립식이 이길확률 = 45.5% 

 

적립식 평가액 380.0 (+3.3%)

거치식 평가액 391.4 (+6.7%)

 

실험3.

적립식 5년

적립식이 이길확률 = 32.4%

 

적립식 평가액 382.6 (+7.6%)

거치식 평가액 387.6 (+9.2%)

 

확률문제긴 하지만, 놀랍게도 모든 경우에 적립식보다 거치식의 기대수익률이 높았다. 오히려 적립 기간을 1년 이하로 짧게 가져갈때만 승률이 약간 더 좋았고, 수익률은 거치식 수익률과 비슷해졌다.

 

코스피라서 그런걸까?

아니다. 미국주식에 대해서 테스트한 결과도 적립식보다 거치식이 유리했다.

 

S&P500 

12개월 적립식 vs 거치식

적립식이 outperform할 확률은 33% 뿐이었다.

 

36개월 적립식 vs 거치식

적립식이 outperform할 확률은 27%에 불과했다.

 

아래 그래프에서 Y축= (+)인 구간이 거치식 수익률이 높았던 기간이다.

 

거치식 Lump Sum

적립식 Cost Average

 

 

자료 : 

How to Think About Investing Cash on the Sidelines

 

아래 자료를 보면, 2년투자를 했을 경우 적립식이 확실하게 우월했던 시기

1974년

2000년

2009년

세 번의 주식급락장 뿐이었다.

 

자료 : 

https://ofdollarsanddata.com/dollar-cost-averaging-vs-lump-sum/

 

직관과 다소 어긋나는 이 현상의 이유는 간단하다.

 

주식은 장기 우상향하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단기로는 급락이 있을 수 있지만 평균을 내보면, 늦게 살수록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같은 주식을 비싸게 사는 결과가 된다. 꼭 주식이 아니라도 가격이 점점 상승하는 투자자산이라면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지금은 비싼거 같아. 주가가 떨어지면 그때 들어가야지' 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물론 기다리면 언젠가 주가는 하락한다. 하지만 운좋게 그 하락이 빨리/크게 오지 않는다면, 하락을 기다리는 사이에 인덱스는 더 상승해버릴 확률이 높다. 이를테면 1년동안 20% 하락을 기다렸다가 저점 매수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그 1년간 인덱스가 25% 상승했다면 하락을 기다린 보람이 없는 것이다.  

 

미국주식 100년간의 데이터에서 전고점 대비 20퍼 하락을 기다렸다 매수하는 전략은 79% 확률로 실패하고 21%만 성공했다. 20퍼 하락이 오긴 왔지만 그때의 주가는 기다리기 시작한 시점의 주가보다는 높은 가격이었다.

 

UBS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의 보고서-Stay focused despite risks 에 따르면

1960년 이후 'Buy-the-dip'(저가매수) 전략 = 연 2.5%

S&P 500 'Buy-and-Hold' 전략 = 연 10% 

 

buy-the-dip은 5~10% 시장이 급락하면 매수하고 사상 최고가가 되면 매도하는 전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945년 이후 월간 수익률에서 아무 때나 S&P 500에 투자해도 산 가격보다 한번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확률은 28%에 달한다. 반면 -20% 이상의 베어마켓을 경험할 확률은 22%에 불과했다.

 

 

 

* 번스타인의 결론

 

실제로 이피션트 프론티어 자문의 투자부문 이사 윌리엄 번스타인은 1991년부터 10년간 S&P500 지수의 움직임을 따르는 뱅가드500 인덱스펀드에 투자할 경우 바이앤홀드 장기투자가 저점매수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1991년에 뱅가드500 인덱스펀드에 투자했다면 매입단가는 77.22달러였다. 반면 1991년부터 10년간 S&P500 지수가 하루에 2% 이상 떨어질 때마다 투자했다면 137번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이 때 평균 매입단가는 82.82달러로 오히려 올라갔다.

 

같은 기간 동안 S&P500지수가 5% 이상 하락했을 때 투자했다면 13번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며 평균 매입단가는 78.39달러였다. 2% 이상 하락했을 때 사는 것보다는 싸지만 10년 전 단 한 번 매입했을 때보다는 평균 매입단가가 높았다.

 

* 99년과 같은 버블은 주의

 

그러나 주가가 너무 과열된 게 뻔히 보일때도 무조건 거치식으로 투자하라는 뜻은 아니다. 급락해도 언젠가 회복은 되겠지만, 회복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면 손해보고 처분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강세장에서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 애매하다면 적립식으로 분산투자하는 방법도 좋다. 한가지 방법은 현재 PER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 대비 어느 지점에 있는지 비교해보는 것이다. 금리와 ERP를 따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험 데이터를 보면 6개월~1년으로 적립식 투자할 때는 거치식과 확률상 큰 차이가 없었다. 급락장에서 지금 주가가 싸긴 싼것 같은데 언제 매수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여유돈을 6개월 정도로 분할해서 매수하는 방법도 쓸만하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잦은 매매를 지양하고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돈으로만 투자하는 것이다. 

 

코스피지수

1980년 100 → 2019년 2197 (22배)

 

 

Posted by 영애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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