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대양을 형성하고 생명체가 진화하는데 필수물질들이 지구의 형성이 거의 끝나가던 때 외계로부터 지구에 도착했다는 것이 38억년 전 고대 암석을 통해 입증됐다.

 

물과 탄소, 질소 등 생명체 진화 요소들은 태양계 외곽에서 소행성이나 혜성을 타고 지구에 왔다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있지만 도착 시점을 놓고는 갑론을박이 있다. 지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을 때 이미 이런 휘발성 원소들이 존재했다는 것도 상당수 과학자가 지지해온 가설 중 하나였지만, 이를 뒤흔드는 증거가 나온 셈이다.

 

다른 원소와의 결합도가 높은 탄소는 지구 생명체들의 공통 주성분이고 질소는 단백질과 DNA를 이루는 필수성분이다. 인은 DNA와 ATP를 구성하는 주요성분인데 ATP는 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분자, 배터리 같은 존재다. 지구 공기의 80%는 질소고 지각 토양에는 1kg당 1g 정도의 인이 함유되어 있다.

 

독일 쾰른대학 지질광물학연구소의 마리오 피셔-괴데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시생누대(始生累代·Archean Eon) 맨틀의 암석에 남은 '루테늄'(ruthenium) 흔적을 분석해 얻은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시생누대는 약 40억년 전~ 25억년 전까지의 지질시대다. 연구팀은 지상에 보존된 맨틀 중 가장 오래된 그린란드 남서부의 시생누대 맨틀 암석 성분을 소행성, 현재의 맨틀 암석 등과 비교했다. 분석에 사용한 방법은 루테늄 동위원소 구성비를 비교하는 것이다. 지구에서 매우 희귀한 플래티넘 족 금속인 루테늄은 철과 결합하는 속성이 강해 지구 형성과정에서 철로 된 지구의 핵에 완전히 흡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생누대의 그린란드 맨틀 암석

연구팀은 시생누대의 지구 맨틀에서 루테늄이 발견되는 것은 지구의 핵이 완전히 형성된 뒤 추가된 것으로, 이는 소행성이나 미행성 등이 나중에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피셔-괴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명체 진화 요소가 지구에 도착한 시기를 더 정확하게 좁힐 수 있었다면서 "물과, 탄소 및 질소 등과 같은 휘발성 원소들은 이른바 '말기 베니어' 국면에서도 아주 늦은 시점에 지구에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과학자들은 지구 형성 과정에서 소행성 충돌 등이 발생한 시기를 '말기 베니어'라고 부른다.

 

논문 공동저자인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마틴 크라넨돈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가 상대적으로 늦은 시점까지 생명체가 서식할만한 행성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지구의 생명체 출현이 불과 몇억년 (5~10억년)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시작됐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영애니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