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빈부격차 하면 소득 상위와 하위를 비교해서 지니계수같은 불평등지수로 평가한다. 그러나 소득 상위와 최상위 계층을 비교해보아도 미국의 불평등은 심각하게 커지고 있다.

 

2019년 현재

  • 미국 상위 1% 소위 슈퍼리치의 자산규모 = 35.5조 달러
  • 미국 상위 10~50% 중산층이상의 자산규모 = 36.9조 달러

 

상위 1%를 차지하는 소수가 무려 40%의 중산층 자산에 버금가는 부를 축적한 것이다. 가난한 중산층이 아니다. 소득이 윗쪽에 있는 중산층들의 자산 합이다. 또한 상위 1~10% 부유층의 자산은 42.6조 달러, 하위 50%의 자산은 7.5조 달러로 집계됐다. 

 

 

최상층 1%와 중산층 10-50% 두 계층만 살펴보자. 2019년2006년  최상층은 두배 가까이 자산이 늘어난데 반해, 중산충은 43% 정도 늘어난 것에 그쳤다.   

 

1% 슈퍼리치들의 자산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주식펀드로 13.3조, 개인사업체 자산은 7.6조였다. 중산층의 자산은 이와달리 부동산이 12.2조, 연금자산이 11조로 나타났다. 슈퍼리치의 자산 중 약 40%가 주식펀드라는 것은 결국 최근 5년간 미국증시 초강세의 과실을 슈퍼리치들이 다 가져간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1% 슈퍼리치가 미국 상장기업의 절반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소수의 ‘슈퍼스타’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투자 지형을 바꿔 놓았다. 미국에서는 산업의 75% 이상에서 슈퍼스타 기업들에 의한 집중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소수의 슈퍼스타 기업들이 각각 소속된 산업에서 판매·이익 및 주가수익률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승자독식 시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간접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것은 규제 개입의 가능성을 증가시켜 블록버스터급 초대형 기업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같은 무형자산의 투입 및 디지털 제품 확산으로 기술 기업들은 사실상 미미한 비용으로 새로운 고객을 신속히 확보하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이 효과는 정보기술(IT) 업계 소위 FAANG+MS 에서 두드러졌는데 구글은 미국 인터넷 검색 활동의 88%를 차지하고 페이스북은 미국 소셜미디어의 42%를 장악하고 있으며 모바일 운영 시스템은 사실상 애플(iOS)이나 구글(안드로이드)에서만 제공된다.

투자자들은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미국 기업들은 시장 지배력 향상 덕분에 경제 규모가 커지게 됐다. 1990년대 이래 기업 이익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6~8%에서 현재 10~12%까지 상승했다. 이것은 근로소득 비율과는 상반되는데 약 30년간 하락세였다가 21세기에 접어들어 상승세를 보인 근로소득은 약 64%에서 57%까지 하락했다.

생산성이 근로자에서 슈퍼스타 기업으로 재분배됨에 따라 소득 불평등이 커졌고 산업이 소수 기업에 더욱 집중됨에 따라 해당 기업 주식의 투자수익률이 상승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저소득층 가구는 고소득층에 비해 주식 소유로 얻을 수 있는 부가 훨씬 적으며 그 혜택이 미국 국민들에게 골고루 평등하게 분배되지 못했다. 실제로 패시브 투자자가 액티브 투자자보다 슈퍼스타 기업들의 강력한 시장 성과로부터 더 큰 혜택을 보았다. 현재 문제는 미국 주식 시장의 집중도가 더욱 커짐에 따라 패시브 투자자는 자신이 인식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슈퍼스타 기업의 상승을 뒤집을 수 있을까.

 

정체된 소득 수준에 대한 불만의 확대는 미국의 포퓰리즘 확대에 기여했고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는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도 이들 기업을 일부 해체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규제 슈퍼스타 기업의 매출액 증가, 수익 마진,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하락할 위험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기업들이 시장을 영원히 지배하리라는 법은 없다. 오늘의 시장 지배적인 기업이 내일의 노키아나 블랙베리가 될 수도 있다. 

 

10여년 전과 비교를 해보자. 

 

금융위기 이전 2006년, 1% 리치들의 자산 합은 19.2조로 중산층 25.8조에 크게 못미쳤다. 금융위기 이후 10년째 미국이 아무리 호황이라고 해도 미국인 전체가 부유해진 것이 아니다. 금융위기를 빌미삼아 저금리와 주가급등으로 상위 1% 슈퍼리치들이 부를 크게 불렸을 뿐이다.   

 

사회의 부가 골고루 분배되는지를 알 수 있는 한가지 직관적인 지표는 주택구매다. 자금 여력이 생긴 사람이라면 누구나 집부터 마련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역시 일반인이 자기집을 장만하는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다. 첫 주택구매 평균연령은 33세로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상태이며, 평균 주택구매연령도 47세로 상승중이다. 실거래된 주택의 중위가격은 약 27만 달러 (3억원 정도)이며 지난해보다 5.9% 상승했다.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도 상당수가 자기 돈이 아니라 가족의 도움 또는 친구와 돈을 모아 주택을 마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역시 저렴한 주택공급은 원활하지 못하고 임대료 상승, 학자금 대출 등으로 일반인의 주택구매 여력은 오히려 점점 떨어지는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의 주택 구입비율은 미국인 평균보다 훨씬 낮다. 흑인의 경우 전체 미국인의 13%를 차지하고 있지만 주택을 구입한 비율은 4%에 그쳤다. 히스패닉도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하고 있지만 주택 구입 비율은 7%에 불과했다.

 

주택가격 지표인 케이스-쉴러 지수를 보자.

케이스-쉴러 지수는 대도시의 2번 이상 거래된 주택의 가중평균가격을 구하는 지표로 미국의 실물주택가격을 잘 나타낸다. 2000년 1분기의 가격을 기준지수 100으로 하며 3개월동안 거래된 내역을 축적하여 발표한다. 

 

 

2017년 이전의 케이스실러 지수

2019년 2분기 미국 단독주택과 콘도(아파트) 중간규모 매매가격이 전분기 보다 10.8%, 1년 전 대비 6.4% 오른 평균 26만600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부동산정보회사 ATTOM Data Solutions) 

 

이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에 매도한 주택 소유자들은 평균 8.09년을 소유해 전분기보다 3%, 전년동기 대비로는 4% 증가했다. 주택소유 기간은 대공황 이전인 2000년 1분기~ 2007년 3분기 동안 전국 평균 4.21년이었다. 물론 미국도 지역별로 주택가격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 

일례로 버지니아주 방 2개짜리 아파트 월세는 2200달러, 약 260만원이고, 중산층 4인 가족이 선호하는 마당이 있는 방 3개짜리 집 가격은 대부분 이 지역에서 100만 달러(약 11억8000만 원)를 넘는다. 

 

샌프란시스코(구글, 애플), 시애틀(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 정보기술(IT)업체 본사가 있는 지역에서는 고연봉자임에도 ‘헐’ 소리 나는 집값과 월세에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이 많다. 적게는 수입의 30%~ 많게는 50%까지 부동산, 주택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

 

Posted by 영애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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