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파이낸셜이 대출시장에 진출했다.
자체 라이선스가 없기 때문에 자금조달은 미래에셋 캐피탈이 하고 네이버는 신용평가 및 대출창구 역할을 하는 구조다. 네이버통장이 사실상 미래에셋대우의 CMA 계좌인 것과 유사하다.
네이버 측은 자체 구축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 (ACSS: Alternative Credit Scoring System)으로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등록된 사업자들의 매출 흐름과 판매자 신뢰도, 고객응대 등 거래내역 기준 1등급 대상자가 기존 신용평가회사(CB) 등급보다 1.8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테스트 결과가 맞다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적은 리스크와 영업비용으로 우량 차주를 대거 확보하는 셈이다.
온라인 사업자들은 점포가 없고 사업자 대출의 문턱이 높아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 수준의 전년도 매출액과 납세 증명이 없으면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이처럼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소상공인 (SME: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은 약 25만 명에 이른다.
단 기존 금융권에서 자산 건전성·부채 상환 능력이 낮다고 보는 중소상공인에게 금융권보다 나은 조건으로 대출을 해 주는 게 위험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공공CB가 제공하는 신용정보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거래 내역을 더해 신용평가 를 하는만큼 중소상공인의 재무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말도 나온다. 중소상공인들이 갚지 못할 경우 책임 소재에 대해 최인혁 대표는 “ACSS가 아직 테스트 중으로 연말까지 계속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이 역마진을 떠안고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67%가량은 20~30대여서 대부분 금융 이력이 짧은 데다 매장도 없어 대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자금이 필요한 온라인 창업자나 담보가 없는 사업 1년 미만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대출시장을 만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은행권 수준’으로 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현재 은행권의 중소상공인 대출이자율 연 4~10% 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 한도는 한 달 매출액~ 최대 5000만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2019년 매출은 2533억원, 영업이익은 877억원, 대출채권은 약 2조3000억원 규모다. 네이버의 신규 대출시장 진출이 성공을 거둔다면 미래에셋캐피탈의 매출과 이익도 급증할 수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이자, 박현주 회장과 그 가족이 대부분의 지분을 가진 사적 회사에 가깝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수익과 자본이 늘어나면 지주회사 강제편입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현행 여신금융업법은 자회사 지분가치가 자기자본의 150%를 넘을 경우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되도록 규정돼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공정거래법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미래에셋캐피탈로서는 자본을 늘려 강제전환을 막아야한다.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서로 상대방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네이버는 복잡한 금융규제 대신 플랫폼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미래에셋은 사업매출을 늘리면서 지배구조도 강화하는 식이다.
2017년 6월27일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 자사주 맞교환 (총 1조원)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지분 7.0%(4999억원)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4999억원) 보유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약 18%를 미래에셋이 보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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