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는 미생물의 대사작용을 교란해 죽이는 강력한 항균 금속이다.
포도상구균(MRSA)와 같은 슈퍼박테리아는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위에서 몇 주 이상 생존할 수 있지만 구리 표면에서는 금방 죽는다. 2015년 영국 사우스햄튼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구리표면에 올려놓은 병원균은 2분이 지나자 죽어나가기 시작했고 10분 이내에 박멸되었다고 한다.
순수한 구리의 살균능력이 가장 높지만 50% 이상 구리를 포함한 황동,청동 등의 합금도 미생물 제거에 효과가 있다. 2008년 미국 환경보건국(EPA)은 각종 구리합금을 공중보건에 유용한 항미생물 물질로 등록하기도 했다.
구리가 미생물을 죽이는 원리는 호흡과 대사작용을 방해하는 것이다. 박테리아는 구리표면에 있는 구리이온을 영양소로 인식해서 흡수한다. 흡수된 구리 이온은 세포막에 구멍을 내고 박테리아는 중요한 수분과 영양분을 잃는다. 거기에 구멍을 통해 활성산소가 들어오면서 세포내부는 더 큰 데미지를 입는다. 결국 호흡과 대사곤란으로 얼마 못가 죽게 된다.
구리는 박테리아 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 면역결핍 HIV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에도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 구리가 세균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의 몸체와 유전체를 파괴해버리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프린스턴대 연구팀은 최근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한 논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에어로졸 형태로 최대 3시간, 평균 약 2.7시간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단, 이것은 정지된 또는 한정된 공간 내에서의 실험 최대 생존시간이지 바이러스가 에어로졸을 타고 전파된다는 뜻은 아니다. 밀폐되지 않고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일 코로나19가 공기전파 바이러스라면 인류는 이미 거의 모두가 감염되었을 것이다.
* 재질별 최장 생존시간
구리표면 4시간
판지표면 24시간 (cardboard)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표면 2~3일
연구팀은 또 “사스(SARS) 바이러스의 경우 플라스틱 표면에서는 72시간, 스테인리스 표면에서는 48시간 생존했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능력이 사스 바이러스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구리 손잡이는 일반 문 손잡이보다 비싸긴 하지만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시설, 어린이 센터같은 곳에서 쓴다면 감염을 차단하고 세균 증식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병원이나 공항처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시설 일부에서 실제 도입되어 효과를 보고 있다. 다만 구리는 공기중 산화가 빨라서 자주 교체해줘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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