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연구에서 아침형과 저녁형 인간은 각자 타고나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

 

2003년 영국 서레이대학의 사이먼교수가 수면유형을 결정하는 PER3 (period) 유전자를 발견한 이래, 서울대 의학연구센터의 쌍둥이 977쌍 대상 조사결과나 세계 여러 대학의 유전자 검사결과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유전자 PER3의 길이가 길면 아침형인간, 짧으면 저녁형인간이 될 확률이 높았다. ‘PER3’는 체내 단백질 생산량을 조절함으로써 우리 몸에 시간을 알려주는 유전자다. 유전자가 100%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들은 대부분 아침형/저녁형이 동일하게 나타난 반면, 이란성 쌍둥이는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서로 동일한 신체리듬을 가질 확률이 낮았다.

 

 

가장 최근에 나온 연구는 2019년 1월 30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것이다. 미국과 유럽 연구진은 사람의 생체시계는 습관이 아니라 아닌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억지로 아침형 인간이 됐다가는 생활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충고도 곁들였다.

참여한 연구팀은 다음과 같다. 영국 엑스터대 의대 왕립 데본앤엑스터병원, 브리스톨대 의대, 맨체스터대 의학및보건대,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펜실베니아대 의대, 하버드대 의대, 바이오벤처 23andMe, 네덜란드 e사이언스센터, 에라스무스의대, 독일 사노피-아벤티스 연구소, 호주 퀸스랜드대 공동연구팀.

 

이들은 인체 내 생체시계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의 지문처럼 신체활동 패턴도 모두 다르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생체시계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체시계가 우울증이나 조현병 등 정신질환의 위험성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미국 바이오벤처인 23andMe를 통해 확보한 25만명의 미국인과 영국 바이오뱅크에 저장된 45만명의 게놈 정보와 건강데이터 분석과 설문조사를 1차적으로 실시했다. 그 다음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무작위로 8만 5000명을 선정해 손목형 활동 추적기로 깨어있고 잠드는 시간 등을 분석했다. 조사규모나 사용기기를 보았을때 현재 가장 믿을만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차이를 만드는 유전자 게놈은 최소 24개에서 351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전자 차이에 따라 기상시간도 25~30분 가량 차이가 났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을 나누는 것은 뇌가 외부 빛 신호에 반응하는 방식과 내부 생체 시계의 기능을 동조화시키는 게놈의 차이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마이클 위든 영국 엑스터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생체시계를 갖는 것은 다름 아닌 유전자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위든 교수는 “생체시계 유전자 조절을 통해 조현병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고칠 수 있고 생체시계가 교란된 사람에게 사전에 개입해 정신건강의 악화를 막을 수 있을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즉,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것은 널리 퍼진 미신에 불과하며 각자 주어진 신체에 따라 집중력과 활동성이 높아지는 시간대가 다른 것 뿐이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환경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유전자에 의해 가장 크게 결정된다. 극단적인 아침형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 (새벽형 인간)은 1000명 중 3명꼴인데, 옥스퍼드 대학 학술지 'Sleep'에 따르면 이러한 수면 리듬은 돌연변이에 의해 생겨난다.

 

 

적정 수면시간은 8시간 전후로 알려져있지만 이것도 유전자에 따라 편차가 있다.

 

‘ABCC9’ 유전자가 대표적인데 유럽 7개국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ABCC9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이 유전자가 없는 사람보다 필요 수면시간이 30분~1시간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ABCC9 유전자가 뇌의 신경 통로를 저해시키고 신경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수면량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자신이 매일 9시간 이상은 자야 개운함을 느낀다면, ABCC9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치렐리 박사는 초파리 연구를 통해 이 반대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일명 ‘셰이커 유전자’로,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하루 수면시간의 30%만 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치렐리 박사는 사람에게도 초파리의 셰이커 유전자와 비슷한 기능의 유전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나폴레옹 등 4~6시간만 자도 충분한 사람들은 이런 유전자를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양이가 하루 12시간을 잔다고 나무랄 수 없는 것처럼 체질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많이 자야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Posted by 영애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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