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1급으로 지정되었다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건물 석면, 시멘트 라돈, 방사성물질 등과 같이 암을 일으키는 기제가 분명하게 확인되었다는 뜻이다. 흡연, 자외선도 마찬가지다.
술이 암을 유발하는 것은 주성분인 알코올이 인체가 섭취한 발암물질을 점막이나 인체 조직에 쉽게 침투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 간이 알코올 분해를 위해 만드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암을 일으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 둘 다 1급 발암물질이다.
술과 암 발병률의 여러 상관관계는 이미 많은 실험으로 입증됐는데, 하루에 50g (주종별 보통 잔으로 5잔) 정도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견줘 암 발생 위험이 2~3배까지 증가한다.
이런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지난 3월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국민 암 예방수칙'을 통해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국가의료기관에서 지침을 바꿨다는 것은 이견의 여지없이 해롭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확인되었다는 뜻이다.
물론 알코올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알코올의 유익성은 주로 순환계에서 나타나는데 '제이 커브'(J-Curve) 효과가 대표적이다. 하루 2잔 정도를 마시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전혀 음주하지 않는 사람보다 약 20% 감소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처럼 사망률이 감소하는 주원인은 급성심근경색, 심부전에 의한 사망률을 낮추기 때문이다. 술의 종류에는 영향을 받지 않지만, 포도주 섭취 때 조금 더 효과가 좋을 수 있다.
이런 효과를 내는 메커니즘은 주로 콜레스테롤 대사와 혈관 응고 인자에 대한 알코올의 약리작용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범위 이상의 과도한 음주는 앞서 말한 여러 이유로 급격한 사망률 상승효과를 보인다. 전체적인 사망률은 마치 J자 모습을 보여 하루 2잔에서 제일 낮다.
따라서 하루 1~2잔 정도의 알코올이 건강한 성인에서 허용 가능한 양이라고 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하루 1잔 반주가 몸에 좋다는 뜻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 허용 가능한 선이라는 점이다. 알코올을 많이 마실수록 득보다 실이 크다.
알코올의 경우 인체가 흡수한 발암 물질을 녹여 점막이나 인체 조직 등에 쉽게 침투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알코올이 몸에서 흡수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 역시 DNA의 복제를 방해하거나 직접 파괴하는데, 이 때 만들어진 돌연변이 세포의 일부가 죽지 않고 끊임없이 분열해 암세포로 변한다.
또 술을 마실 때 간은 물론, 구강 점막, 침 등에서도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된다.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장기에 접촉할 경우 암이 발생할 수 있고, 몸을 따라 이동하면서 구강에 남으면 구강암, 간에 남으면 간암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술을 마셨을 때 얼굴이 빨개지는 등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경우 술로 인한 대장암 발병 위험도가 6배나 높다.
술을 마실 때 술과 직접 접촉하는 부위인 식도와 구강, 인후두도 위험하다. 이들 암은 상대적으로 흔하지는 않지만 소량의 음주만으로도 발병 위험률이 높아진다. 실제 하루 한 잔 정도의 가벼운 술(알코올 12.5g)만으로도 식도암은 30%, 구강암과 인후두암은 17% 가량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얼굴이 벌개지는 사람
섭취한 알코올의 2~4%는 콩팥으로 배설되고 4%는 호흡으로 배설된다. 90~98%는 주로 간에서 대사되며 일부는 소변, 땀, 호흡으로 대사되지 않고 바로 배설된다. 간에는 알코올 탈수소효소와 알데히드 탈수소효소라는 알코올 대사와 관련된 효소가 있다. 이런 효소들은 인종에 따라, 사람에 따라, 성별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흔히 술이 세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효소들이 많다.
이런 사람에게는 소량의 술이라도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양인에 견줘 동양인이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다.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는 체내 분해요소인 알데히드탈수소효소의 활성이 떨어지는 경우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술을 마실 경우 조직 손상이 더 클 수 있으므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
* 그밖에 생활팁
음주를 한 후 반드시 양치질을 하는 습관이 알코올 속의 각종 발암 물질로부터 구강 점막과 식도를 보호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술자리를 갖기 전에 식사를 해서 배를 채우고, 술을 마실 때 물을 자주 마시는 등의 작은 습관이 술에 의한 암 발생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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