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미국 주식은 약 30% 상승했으며 지난 20년 중 수익률 4위를 기록한 강세장이었다.
물론 주식 뿐 아니라 대부분의 자산가격이 상승한 예측할 수 없는 한 해였다. WTI 유가는 34% 상승해서 현재 배럴당 60달러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천연가스는 26%나 하락했고 에너지관련 기업 주식들은 크게 부진했다.
그리스 주식은 48%나 상승했고
금이 17% 오른 반면 팔라듐은 59%나 올랐다.
그럼 작년이 올랐으니 올해도 오를까?
아니면 올해는 이제 떨어질때가 되었을까?
통계적 연구결과는 전년도의 수익률은 올해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
다우지수가 만들어진 이래 약 120년 중 80년이 주가가 상승한 해였다. 2/3의 확률이다.
상승했던 해 다음년도를 보면 그때도 약 65%가 상승했다.
그렇다면 20% 이상 크게 상승한 해만 추려보면?
그때도 다음년도를 보면 64.7%가 상승했다. 아무런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
즉 주가는 마르코프 프로세스나 마찬가지다. 효율적 시장 가설 하에서는 현재의 주가에는 알 수 있는 모든 정보가 이미 다 반영되어있다. 과거 어떤 변동 과정을 거쳐 현재 주가가 됐든지 상관이 없고, 또 앞으로의 주가변동과도 독립이다. 바꿔 말하면 주가 움직임은 5:5가 아닌 2:1의 비균등 무한 동전던지기와 마찬가지란 얘기다.
유명한 블랙숄즈 옵션모형도 사실 주가의 움직임을 기하브라운운동 (GBM) 즉 랜덤운동 모형으로 가정하고 만들어낸 수식이다. 현재 트레이더들이 사고파는 콜옵션, 풋옵션 가격은 이 모형으로 적정가를 산출하고 있다.
Mr.Market은 내가 무슨 주식을, 얼마에, 언제 샀는지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나심 탈랩의 말대로 주식 시장은 상호의존성이 거의 없고 비선형 반응이 가득한 복잡계다. 비선형이란 내가 투자를 두배 늘렸다고 산출물이 두배 늘어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주식 시장은 단기적으로 수천 개의 무작위 변수에 의해 결정되며 어떤 인과관계를 보장하지 않는다.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저마다 위험 성향과 심리기질이 다르고, 투자 시간도 초단위에서 년단위까지 다양하다.
주가가 내일, 다음달 또는 1년 후에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것은 카지노 룰렛을 돌려 숫자를 맞추는 것과 본질적으로 똑같다. 물론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의 펀더멘탈에 수렴한다. 단 이것은 지나봐야 알 수 있는 결과론이고 단기적으로는 '좋은 결정'과 '결과'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도 없다. 누가봐도 우량한 주식을 샀다고 해서 좋은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우량해서 이미 비싼 가격이라면 그만큼 또 상승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수익은 느리게 쌓이지만, 손실은 눈 깜짝이는 사이에 발생한다.
잊기 쉬운 몇 가지 투자교훈을 적어본다.
* 자기 정당화를 하지말것
틀렸다면, 실수는 즉시 인정하라. 손실중인 포지션을 합리화하는 비용이 현재 손실보다 더 커진다.
* 손익분기점, 본전 가격은 잊어라
마켓은 내가 산 가격따윈 알지도 못하고, 안다 해도 아무 신경도 안쓴다.
가격이 떨어졌다면 몇% 손해인지를 계산할 시간에 지금 가격이라면 샀을지 아니면 다른 주식을 샀을지 자신에게 물어보라.
* 지금 가격으로 생각하라
가격이 올랐다. 그럼 지금도 여전히 사고 싶은 주식인지 자문해보라. (수수료를 제외하고) 주식은 늘 현재의 평가액과 같은 "현금"이라고 생각해야한다. 그 현금으로 다른 주식을 사고싶은지 아니면 이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싶은지를 결정하면 된다. 몇 % 이익났는지 계산할 시간에 같은 투자 기회비용으로 어떤 쪽이 합리적인지를 판단해보라.
지금 10만원짜리 주식 A를 갖고 있다고 해보자. 이것이 과거 100만원하던 주식이든 1만원짜리에서 10배 오른 주식이든, 내가 1년을 보유했건 5년을 보유했건 간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늘 누군가 방금 산 10만원짜리 A 1주와 아무 다를게 없는 똑같은 주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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