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h Puzzle에 빠진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의 보유현금이 역대최고액을 찍었다고 한다.
9월말 현재 버크셔
현금성자산+단기국채 = 1282억달러 // 150조원
시가총액이 약 5100억 달러
자기자본이 약 3800억 달러, 총자산 약 7600억 달러
자본기준으로 약 1/3, 자산기준으로 1/6이 현금인 셈이다.
올해 자사주 매입에만 28억달러를 사용했지만 보유현금에 비하면 이것도 새발의 피다.
99년 닷컴버블붕괴와 08년 금융위기때의 현금비율을 보면
이 영감님의 투자감각이 죽은것 같지는 않은데..
버핏의 오점이라고 불리우는 크래프트하인즈에 크게 데이고 신중해진것인지
현재 S&P 주가가 거품이라서 안전마진 투자를 중시하는 버핏으로선 도저히 매수할 수가 없는 가격인 것인지, 두가지 해석 모두 가능하다. '남이 아무리 좋다해도 내눈엔 비싸니까 안산다'는 해석이 더 유력해보인다.
버핏 인디케이터(버핏 게이지)에 따르면 미국 S&P는 50%쯤은 과평가된 상태다. 저금리를 감안해도 최소 20%는 고평가다. 일각에서는 잘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전체에서 이익을 빨아들이고 있는 현실에 반해, 버핏 게이지는 주가를 자국한정 GDP로 나눈 것이라 이제는 안먹힌다는 비판이 있긴 하다.
아무래도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곳은 보이지 않고 IT 기술주를 선호하지 않는 버핏으로선 FAANG 초강세장인 현 S&P에는 뛰어들 생각이 없는걸로 보인다. 오히려 시장에서 소외된 에너지주, 금융주 투자를 늘리면서 5년~10년 후를 보고 있는 듯한 스탠스다.
원래 굴리는 자금이 커질수록 점점 수익률 내기가 어려워진다. IT주가 폭발한다고해서 어설픈 추격매수에 뛰어드는건 버핏이 아니다. 한평생 고수해온 자기스타일을 이제와서 버릴수도 없고, 버리지도 않을것이다. 과거 투자패턴을 보면 쌓아놓은 대규모 현금을 쓸 찬스를 웅크린채 기다리고 있는걸로 보인다. 현금이 쌓여있을수록 투자수익률은 떨어질수밖에 없는데 대단한 인내심이다.
버핏 스스로 지금 버크셔로 유입되는 현금은 너무 많다고 인정한 바 있으며 자신이 만일 100만 달러정도만 운용하는 사람이라면 연 50% 수익을 "보증"할수 있다고까지 공언했다. 쓸데없이 허세부리는 영감님은 아니니까, 그 말의 반만 실행할수 있어도 연 25%, 이 시장 어딘가에는 적은 자본이라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가 아직도 많이 숨어있다는 얘기다.
이 영감님도 이제 슬슬 후계로 넘겨야할 나이가 됐으니
어설픈 수익률 관리보다 마지막으로 한번 빅히트를 치고 은퇴할 생각인건 아닐까?
(추가) 2019.12.17
버크셔의 주력 포트폴리오는 애플을 제외하면 금융주다. 전체의 약 45%를 차지한다.
자 그럼 결국 금융주가 상승해야 버크셔의 성공이란 얘긴데, 2019년이 다 지나간 지금의 성과는 어떨까?
SPF vs SPX 비교
올해 금융주는 29% 상승하면서 기술주를 제외한 다른 모든 섹터를 앞질렀다. SPX 평균보다 상승률이 높은건 물론이다. 아마 이정도의 성과로 버핏이 만족할 것 같진 않고 내다본 미래도 몇년 후의 얘기였던 것 같지만 그동안 금융주가 저평가됐던 건 사실이다. '최고는 아니어도 상당히 괜찮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 이라는 금융주가 과연 어디까지 갈지, 향후 몇년간 두고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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