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불을 뿜고 있다. 관세전쟁에서 기술패권 전쟁으로 2차전을 벌일 기세다.

 

* 2011년, 2012년 

미 국방부에서 화웨이와 중국 인민해방군 결탁 의혹 제기

미 하원 화웨이장비의 스파이행위 가능성 제기

 

* 2018년 8월, 12월 

미국 정부 기관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금지

화웨이 부회장 멍완저우 캐나다에서 체포

 

* 2019년 5월

미국 상무부 :  자국 기업에 반도체 등 141개 제품에 대해 화웨이 및 68개 계열사와 거래시 사전승인을 받도록 명령 (사실상 사용금지)

 

D램 (마이크론) > 삼성, SK하이닉스로 대체 

AP칩 (퀄컴) > 자회사 하이실리콘(화웨이하이쓰, 華為海思) 통신칩 설계 + TSMC 제조로 대체

 

화웨이 스마트폰 OS는 안드로이드다.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인 이상, 안드로이드 소스코드까지는 가져다 쓸 수 있지만

신규 스마트폰에서 구글 앱 구글플레이, 유튜브, 크롬, 지메일 등은 쓸 수 없다.

 

OS는 자체 컴파일해서 어찌어찌 올릴 수 있지만 구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일절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안드로이드폰이라는 명칭 또한 쓸 수 없다. 아마존에서 오픈소스만 가져다 킨들 태블릿을 만들어낸 사례가 있긴 하지만 화웨이와는 사정이 다르다. 구글 서비스 지원 없이 스마트폰을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어둠의 경로로 앱 코드를 구했다쳐도 구글마켓을 통한 앱 업데이트부터 모든 것이 막힌다.

 

 

화웨이 기업명은 ‘중화유위(中華有爲·중화민족에 미래가 있다)’의 줄임말이다.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76) 회장 역시 인민해방군 장교로 복무했다. 런 회장은 1987년 화웨이 설립 후 정부 주요 사업을 독점적으로 수주하며 세계적 대기업으로 만들었다. 

 

지배구조와 운영 방식 또한 극도의 비밀에 싸여 있다. 2019년 매출이 8588억 위안(약 151조 원)에 달하는 공룡기업이지만 세계 어느 증시에도 상장을 하지 않았다. 런 회장의 지분도 1.4%에 불과하다. 미국은 화웨이의 진짜 주인이 군, 공산당, 각 지방정부 고위 관계자이며 151조원 기업이 상장을 하지 않는 것도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감추려는 의도라고 본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내수 비중이 큰 반면 화웨이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이는 시진핑이 밀고 있는 21세기 실크로드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관련이 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서남아시아부터 중동, 아프리카, 유럽으로 이어지는 많은 나라들이 중국과 경제협력을 맺을 때마다 화웨이 통신망을 깔고 스마트폰을 쓴다. 이것이 고스란히 화웨이 매출로 이어지며 중국은 기간망을 장악하는 식이다. 2019년 화웨이 매출에서 유럽·중동·아프리카 비중은 24%를 차지했다.

 

 

* 2020년 5월

미국 기업들에 대해 화웨이에서 제조한 통신장비 사용금지 명령 1년 연장

 

자국 기업 뿐 아니라 제3국 반도체 회사들도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했다면 화웨이에 제품을 팔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강제함. 미국 기술 활용도 25% 이하인 기업까지 모두 적용

 

즉, TSMC 파운드리 칩 공급을 막겠다는 의도 (+삼성전자에도 간접 압력)  

TSMC는 5nm공정 애리조나 공장 건설 발표 (=미국 편에 서겠다는 선언)

120억달러 규모로 2021년 착공, 2024년 양산 예정

 

TSMC는 미국 행정명령이 나온 15일 이후로 화웨이로부터 신규 수주를 받지 않기로 했다. 화웨이는 이 결정 직전에 분기 물량을 커버할 수 있는 7억달러 어치의 반도체를 긴급 발주했다.

 

TSMC가 미국 편에 선 이유는 간단하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제품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TSMC 전체 매출의 60%는 미국 기업이고 화웨이 비중이 10~20% 정도다. 단일 고객으로 는 애플에 이어 두번째 큰 고객이지만 미국 시장이 훨씬 크다. 화웨이를 잃는 대신 엔비디아,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 등 미국 반도체 대기업 수주를 늘릴 계획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파운드리업체 SMIC(중신궈지·中芯國際)와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 등의 D램 업체가 있긴 하지만 기술수준은 크게 떨어진다. SMIC의 현 주력 제품은 40~60nm 급 칩이고 최대 14nm 까지만 생산가능한 반면 TSMC와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 7nm 공정으로 돌아간다. 14나노 공정으로 7나노 공정 성능을 구현하려면 칩의 부피가 커지고 전력 소모량도 많아진다. 

 

화웨이는 14나노 이상급 회로 선폭 통신네트워크 칩 위탁 생산을 TSMC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대만 TSMC는 이 분야에서 미국 기술 의존도가 15%를 웃돈다.

 

 

반도체는 크게 8개 공정으로 생산되며 SK하이닉스의 주요 수입 품목은 웨이퍼(wafer), 가스(gas), 포토레지스트(PR)와 같은 원자재와 극자외선(EUV) Scanner, Etcher, CVD 등의 제조용 장비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우, 이를 주로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EUV 같은 경우 네덜란드 ASML에서 독점공급하는 장비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약 15.7% 수준이고 여기서 삼성,하이닉스 현지 물량을 빼면 약 6%에 불과하다. 중국의 CXMT가 17나노 공정 기반의 D램 양산을, YMTC가 128단 기반의 낸드플래시 양산을 각각 선언했지만 한국 공정만큼 높을 수율을 뽑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지만, 지난 3년간 삼성의 반도체 투자액은 73조원, 하이닉스의 투자액은 40조원으로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EUV 공정 기반의 파운드리나 주요 D램 등 핵심 라인은 국내에 두고 기술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낸드플래시(중국 시안 공장)나 14나노 기반의 파운드리(미국 오스틴) 공장을 해외에 둔 것 또한 기술 유출 우려 때문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 최대의 IT 하드웨어 제조업체 화웨이가 타격을 입으면 삼성,하이닉스의 D램 수출량도 악영향을 받는다.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를 탑재하고 있다. 2018~2019년 삼성전자 ‘글로벌 5대 매출처’에 포함되는 주거래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화웨이 매출은 연 8조원(3%), 5조원(18%) 정도의 규모다.

 

뿐만 아니라 갈등이 격화될수록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서 들볶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현재는 비메모리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이걸로 굴복하지 않을 경우 당연히 메모리 제품 규제도 들어올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장기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미국 규제안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중국 고객사를 대부분 포기해야 한다. 중국 물량 수주 없이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시장 1위에 올라서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 계획의 시작부터 제동이 걸린 셈이다.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에 비해 업력이 뒤처지는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의 신규 물량을 잡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다. 매년 평균 15~19%를 오가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가운데 삼성전자 내부 물량을 제외한 외부 시장점유율은 5% 수준에 그친다. 애플, 퀄컴, 인텔 등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은 대부분 TSMC의 오랜 거래처다.

 

 

싸게 만들어 대량 공급하는 범용 반도체인 D램,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부문과 달리 파운드리는 고객사와의 관계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다. 고객사마다 원하는 사양이 다르기 때문에 칩 하나를 공급하기까지 수개월 이상이 시간이 필요하며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객사와 함께 작업이 진행된다. 올 초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1억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도 개발 단계부터 중국 샤오미와 공동 작업한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사실 반도체 주문자가 생산지를 가까이에 두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반도체 공장이 원자재 수급, 정치적 문제 등 돌발 이슈로 멈춘다면 다시 가동하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고객사는 안정적인 환경이 담보되면서 가까운 곳에 반도체 기지가 위치하는 것이 운송비 절감, 대외 변수 관리 차원에서도 유리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 필요성도 거론된다. 스마트폰 경쟁사들이 설계도 유출을 우려해 삼성전자와 10나노 이하 파운드리를 계약하는 것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고객사의 우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태생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내 회로 설계 전문시스템 LSI사업부 안에 파운드리팀이 있다. 이후 2017년 들어 파운드리팀을 사업부로 분리했지만, 여전히 같은 부문 안에 설계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가 같이 있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사가 많다.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별도로 분사하거나 상장을 추진하는 방법이 있다.

 

애플은 꾸준히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생산을 삼성에 의뢰했지만 2014년 출시된 아이폰6 시리즈부터 탑재된 A8부터는 TSMC에 위탁했다. 당시 삼성이 14나노 양산을 목전에 두는 등 기술력을 끌어 올리고 있었지만, 20나노대에 머문 TSMC를 굳이 선택한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각 회사의 독특한 설계 방식 등이 더해져 시스템 반도체 보안이 중요해진다. 

 

한편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 "탈(脫)중국 공급망 네트워크인 EPN(경제번영공동체)에 참여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사이에 끼인 삼성전자는 난해한 길을 가야한다.

 

* 2020년 5월 22일 3차 제재

33곳 블랙리스트 추가

기업 24 , 6 공공기관 6, 대학 2, 개인 1

 

제재 대상 기업 대부분이 스마트시티·자율주행·사이버보안 등 중국 미래 산업의 인프라로 활용될 기술을 가진 업체다. 미 상무부는 제재 대상 기업·기관이 미국 국가 안보나 외교정책에 반하는 활동을 하거나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인권을 탄압하는 데 기술이 활용됐다는 것을 제재 명분으로 내세웠다.

 

 

* SnowBall

 

화웨이를 Kill 해버리지 못하는한 이와 같은 봉쇄정책은 미국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30 5G의 중국부품 사용율은 41.8%에 달한다. 이전 모델의 25%에서 자급도가 껑충 뛴 것이다. 미국의 제재가 오히려 기술개발을 가속화한 셈이다.  

OS를 새로 개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테지만, 중국 내수 시장을 이용해 한등급 아래의 하드웨어로 버티는 전략까지는 가능할 것이다. 중국 국가펀드인 '국가대기금 2기'와 '하이집적회로기금'은 SMIC에 총 2조7000억원(156억위안) 규모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SMIC의 자본은 두배로 급증했다.

 

이번 증자로 SMIC의 생산 자회사인 중신난팡은 기존 최대 주주 중신지주 지분이 50.1%에서 38.52%로 내려간다. 대신 대기금과 상하이집적회로산업펀드의 지분은 총 61.49%로 늘어나게 된다. 중국 정부가 SMIC의 차세대 생산시설인 상하이 반도체 공장을 사실상 국유화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SMIC는 90nm 이상 라인 비중이 42%로, 아직 14nm 아래에서는 경쟁이 안되지만 전 TSMC, 삼성전자 임원인 양몽송 박사를 영입하는 등 파운드리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반중국 여론이 강해진만큼 영국을 위시로 유럽시장에서 화웨이 5G망 거부 움직임이 커진다면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다. 영국 브리티쉬텔레콤은 에릭슨 제품을 쓰는 쪽으로 선회했다. 호주는 대놓고 반중국이고, 뉴질랜드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스파크는 화웨이 대신 삼성전자 5G 장비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안그래도 관세와 중국내 생산단가 상승으로 공장 이전을 고려하던 미국 기업들의 리쇼어링과 산업 디커플링이 가속화될 수 있다. 완전 이전은 아니더라도 리스크 회피를 위해 중국 의존도는 크게 축소될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공급업체 스카이웍스(Skyworks)는 연간 수익의 71%를 중국 시장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또 다른 미국 대표 반도체 공급업체 퀄컴과 브로드컴 또한 중국 시장 비중이 전체 연간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중 디커플링에 따라 미국 전체 반도체 산업 수익은 37%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2018년 미국 반도체 산업 수익을 기준으로 하면 약 830억 달러의 손실이다.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올해 농산물 366억달러 등 모두 1727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을 수입하기로 했으나 3월까지 수입량은 농산물 51억달러, 전체 198억달러어치에 불과해 합의파기가 거의 예정되어있다. 나스닥에서는 루이싱커피를 상장폐지시켰고, 의회에서는 회계감사 법안을 통과시켜 중국기업의 뉴욕증시 상장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6월1일, 미국의 보복 카드가 바닥난 것을 간파한 중국이 1차 무역협상에서 합의했던 미국산 농산품 수입을 공식 중단했다. 중국정부는 국영 무역업체에 미국산 콩, 목화 등 농산물 수입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는데 홍콩보안법에 대해 뻥카만 요란했던 트럼프의 블러핑은 스스로의 약점만 노출시켰다. 미국 경제가 그로기에 몰린 지금은 작년처럼 무차별 관세를 부과할 수가 없다. 

 

 

중국 14차 5개년계획 ('21~25년)

중국은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서 더이상 뽑아먹을 것은 없다고 보고, 내수 주도형 경제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기본 방침은 탈미국화로, 4차산업의 원동력이 되는 신흥 인프라 개발과 산업고도화를 중국 내부에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국제사회의 급격한 반중정서가 부각되면서 반감이 심해진만큼 미국과의 전면전은 피하되 실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Posted by 영애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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