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Base Rate)는 어떻게 정해질까?

 

한국은행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안정이다. 그외 경제상황, 금융시장, 주택시장등을 고려하여 한국은행 산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8회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3, 6, 9, 12월의 3배수 월에는 기준금리를 변경하지 않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7인으로 현재 구성은 다음과 같다. 

 

*추천기관 :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한국은행법 제 13조)

 

이 금통위 7명 중 4명 이상이 찬성해야 금리가 결정된다. 회의와 투표를 통해 기준금리가 결정되면 그 금리가 한국은행에서 공급하는 7일물 RP의 고정 입찰금리가 되어 시장에 나오는 것이다. 매주 목요일, 한국은행이 금융시장의 통화를 빨아들이고 싶으면 RP를 매각하고, 통화를 공급하고 싶으면 RP를 매입해서 시중자금 유동성을 늘려준다. 매입시에는 기준금리를 최저입찰금리로 사용한다.

 

RP란 RePurchase의 약자로 한국은행이 다시 사들일 것을 약속한 환매조건부 채권이다. Repo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우량 국공채를 담보로 발행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환금성이 뛰어나다.

 

보통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을 상대로 RP를 매입/매각하지만 필요할 때는 증권사에 RP 유동성을 풀 때도 있다. 2020년 3월23일에는 한국증권금융과 삼성·미래에셋대우·NH투자·신영증권 등 총 5개 비은행기관을 대상으로 RP 매입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

한국 : 1.25%

미국 : 1.50%~1.75% (2019.10.31)

 

한국은행의 2019년 물가안정목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 기준 2%이다. 현재 물가는 마이너스까지 내려가서 목표치인 2%를 한참 하회하고 있으므로 내년 금리인하를 한차례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은 1.25%는 역대 최저기준금리이므로 한차례 더 인하한다면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 1.0%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한국은행 물가상승지표

2019.12

 

근원물가는 외부적요인에 따라 매년 가격변동이 심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를 말한다. 소비자물가는 실생활과 관련된 460개 품목에 각각 가중치를 반영하여 산정한 물가이고 생활물가는 장바구니 물품 141개를 단순평균한 물가다.

 

2019년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0.4%로 발표됐다. 1965년 이후 역대최저다. 이전 기록은 1999년 외환위기 0.8%, 2015년 0.7%였다. 석유류가 -5.7%로 영향이 가장 컸고 농축수산물도 -1.7%를 기록했다. 이를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은 0.9%다. 

 

2019년 전년 대비 월별 물가상승률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0.8% 0.5% 0.4% 0.6% 0.7% 0.7% 0.6% 0.0% -0.4%

* 19. 12월 소비자물가지수, 근원물가지수 = 0.7%

* 소비자물가상승률 = 상반기 0.6%, 하반기 0.2%

* '19 GDP 성장률 = 2.0%

* '19 GDP 디플레이터 = -0.9%

* '19 1인당 GNI = 3만 2047달러

 

 

기준금리의 파급 과정

 

기준금리 RP 

> 국고채금리 

> 단기금리 > 장기금리

> 도매금리

> 소매금리 (수신금리, 코픽스)

> 대출금리

> 신용금리

> 여신금리, 대부금리

 

이렇게 여러 갈래로 유통된다. 일반 공장제품의 유통과정에서 마진이 붙는 것과 원리는 사실 똑같다. 공장도가격이 가장 싸고 도매, 중간상, 소매로 넘어오면서 점점 가격이 올라간다. 각 단계마다 자기가 (조달했던 금리) + (이윤 얼마)를 붙여서 다음 사람한테 금융상품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단계를 거칠때마다 점점 금리는 올라간다.

 

자금 수요가 많을수록 조달금리는 상승하고 공급이 많아지면 금리가 하락한다.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수요공급 법칙을 따른다. 예를 들어 은행도 돈이 마를때는 단기 CD금리가 급상승하고 은행에 돈이 충분할때는 굳이 CD를 발행하거나 특판예금을 판매해서 자금을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연히 CD나 예금금리가 떨어지는 식이다.

 

물론 입찰로 결정되는 국고채 금리와 정책으로 정하는 기준금리는 다르지만 만일 RP 금리가 더 높다면 굳이 국고채를 살 이유가 없으므로 비슷한 신용등급에서는 자연스럽게 가격이 맞춰진다. 채권이든 대출이든 최우량 신용도를 가진 기관의 금리가 가장 낮다. 

 

그래서 한국에서 맨 밑에 있는 베이스금리는 가장 신용도가 높은 한국은행이 정한 기준금리가 되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킹왕짱 높은 신용도는 원화 발권력과 세금을 걷을 수 있는 정부의 국고 은행라는 것에 근거한다.

 

기준금리가 직빵으로 영향을 주는건 RP금리, CMA 수시금리 등이고 

예금금리, 보험공시이율 연동

대출금리는 코픽스에 따라 자동 변경

신용금리는 기본금리에 신용원가가 움직이는만큼 이동한다. 

 

보통 초단기 콜금리, RP금리 > 단기 머니마켓 금리 (1년이하) > 장기 캐피탈마켓 금리 그리고 예금 및 대출 금리의 변동으로 이어지면서 궁극적으로 실물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00년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25~5.25% 사이에서 움직였다. 특히 2008년 8월 미국발 금융위기때는 5.25%에서 2009년 2월 2.00%까지 3.25%를 6차례에 걸쳐 인하하기도 했다.

미국은 2000년 이후 0~6.50% 사이에서 기준금리가 움직였다. 2008년 12월, 파격적으로 1%를 한방에 내리면서 미국사상 최초로 기준금리 0% 시대를 열었다.

 

 

 

★ 미국은 왜 범위식 기준금리인가?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기준금리를 제로금리까지 내리면서 정책금리와 시장금리가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생겼다. 그 완충을 위해 0~0.25% 이런식으로 기준금리 공시방법을 범위형으로 바꾸었다. 사상초유의 제로금리, 은행이자가 0%라는 심리적 충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했던 것 같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방은행이 은행끼리 빌려주는 1일물 연방기금 (Fed Funds) 콜금리로 조절한다. 공개시장 FOMC라는 것은 연준이 미 재무부로부터 채권을 직접 구매하지 않는 시장임을 뜻한다. Fed는 어디까지나 중간 입찰 딜러들의 전자경매, 경쟁금리 방식으로 증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풀기때문에 시장금리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버냉키가 무려 7년이나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양적완화, QE) 전세계에 달러를 헬리콥터로 뿌렸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기준금리를 25bp 내리면?

 

0.25%가 별것 아닌것 같지만 부채총액이 1000조라면 무려 2.5조원의 이자가 증발하게된다. 한국에서는 기준금리를 한번 올리고 내릴때마다 GDP, 가계부채, 기업부채가 한번에 3~4조씩 왔다갔다 한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부채는 2019년 2분기 약 1556조, 기업부채는 1885조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다른 하나는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다. 재정을 1000억 지출했을때 GDP가 증가하는 비율을 재정승수라고 하는데 보통 0.5~0.8 사이로 나타난다. 현재 1.9% 정도로 추정되는 GDP 성장률을 2.0%로 올리고자 한다면 0.1%의 GDP 증가가 더 필요하다. 한국 GDP는 약 2천조, 0.1%면 2조다. 재정승수가 0.5라면 정부예산 중 4조원 이상을 풀어야하는 셈이다.  

 

Posted by 영애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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