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K방역으로 OECD 선진국 중 최고의 방어를 해낸 한국이 아직도 이머징 평균 P/E보다도 낮다는 것은 밸류에이션 균형이 맞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바이오 업종은 선진국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져있다.
현재 주식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양극화다. 고PER 업종과 저PER 가치주의 갭이 역사상 최고수준으로 벌어져있다. 이 격차가 더 커질 수 있을까? 평균회귀의 법칙을 따른다면 격차가 벌어질수록 저PER 가치주의 반등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또한 이익 밸류에이션이 그대로라도 지금은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너무 많다. M2 통화량 대비 한국시총은 2017년에 75%로 피크를 찍었고 2020년 현재까지 감소추세다. 통화량 대비 주가는 과거 2007년이나 2017년보다 오히려 낮은 셈이다. 한국증시의 버핏지수는 2017년 피크때 103%였고, 지금은 90%대로 내려왔다.
시중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증권사 CMA 잔고는 매달 증가했다. 현재 CMA잔고의 절반을 차지하는 RP형 CMA 금리는 전년 1.35%~1.65%에서 현재 0.20~0.25%로 최대 1.4%p 낮아졌다. 그럼에도 RP형 CMA는 연초 25조원에서 29조원으로 3조8천억원 늘어났다. 발행어음형 CMA의 금리도 1.0%에서 0.45~0.50%로 하락했지만 잔고는 연초 4.6조원에서 6.8조원으로 2.2조원 증가했다.
* 금리의 힘
소위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주식이 동반상승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베이스가 되는 채권 금리가 너무 낮기 때문에, 채권보다 가격이 싼 자산들로 자금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것이다. 가격균형이 맞춰지는 시점에서 추가 이익개선이 있다면 주식은 더 상승할 것이고 기대치에 못미친다면 하락할 것이다. 현재의 주가 급등은 예상보다 좋았던 2Q 실적 + 그렇다면 3Q의 실적은 더 좋게 나올 것을 이미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가을 3Q 실적이 그 기대치보다 낮게 나온다면 주가조정이 올 가능성이 크다.
세간의 상식과 달리 금 가격 상승의 주요인은 달러약세가 아니다. 1973년 이후 r제곱값을 계산해보면 달러-금 관계의 설명력은 겨우 12%로, 나머지 88%는 다른 요인에 의해 좌우되었다. 달러약세일때 해외(미국외) 주식을 사는 것이 금보다 헤지효과는 더 높았다.
미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실질금리)은 올해 3월 이후 마이너스(-)를 찍고 8월 현재 -1.0 ~ -1.1% 수준에 있다. 미국채 10년 명목금리는 0.5%, BEI는 1.6%다.
명목 골드가격과 달러지수로 조정된 골드가격 패턴이 거의 유사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달러와 금가격이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아래 차트와는 다른, 서로 어긋나는 모양이 나타나야한다.
기술과 생산성이 발전한만큼 늘어난 사회 전체의 부가 일하는 노동자에게 가지 않고 대주주와 최고경영자, 임원들의 성과급으로 가기 때문이다.
최근 소수 빅테크 공룡들에 사회의 부가 집중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21년에 들어서면서 고임금 노동자는 예전의 고용수준을 거의 회복한 반면 저임금 노동층으로 갈수록 고용은 부진 상태에 빠져있다.
* 단위노동비용 = 생산 1단위당 드는 노동임금(비용)
임금이 올랐더라도 생산성이 더 크게 증가했다면
단위노동비용은 오히려 감소한다.
임금 100, 생산량 100 에서
> 임금 110, 생산량은 120으로 늘어났다면
단위노동비용은 110/120 ≒ 0.91
비용(임금)은 1 → 0.91로 오히려 감소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물가와 단위노동비용은 아래처럼 비슷한 추세로 움직인다.
미국 기술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생산성은 크게 늘었지만
실질임금의 증가폭은 그보다 훨씬 적다.
1950년대 이후 생산성이 3.8배 증가하는 동안
실질임금은 겨우 2.5배 증가했다.
기업의 생산량이 늘어났으면 매출과 이익도 분명 늘었을텐데
그럼 그 이익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저 차이만큼 주주 배당금, 임원들의 성과급 또는 계열사 매출 몰아주기 등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노동자들도 자사주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면 이익을 간접적으로 분배받겠지만 가난한 노동자들이 주식까지 살 여력은 많지 않다. 결국 기업의 실적개선 및 성장의 효과는 일부 상류층에게만 집중된다.
특히 최근의 경제 불평등은 임금격차와 스톡옵션 지급에 의해 대부분 설명이 가능하다. 최고경영자 및 고급 엔니지어, 전문직의 연봉은 폭발적으로 상승했지만 생산의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결국 경제 양극화의 핵심적인 원인은 임금 양극화다.
U.S. Federal Reserve Trade Weighted Nominal Broad Dollar Index
-- a weighted average of the foreign exchange value of the U.S. dollar
달러지수가 93까지 급락했다(최근 2개월 -6%). 6월 이후 달러화의 약세는 유로화의 강세가 주원인이다. EU가 7500억 유로의 회복기금 마련에 합의한 20일 이후 유로화 강세가 현저히 나타나고 있다.
달러화 지수는 1973년 변동환율제가 시작되면서 10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격으로 산정되기 시작했지만, 유로화 출범 이후 6개 통화를 대상으로 한다. 통화바스켓 비중은 다음과 같다.
유로 57.6%
일본 엔 13.6%
영국 파운드 11.9%
캐나다 달러 9.1%
스웨덴 크로나 4.2%
스위스 프랑 3.6%
그러나 한국 원화는 달러화 약세보다 위안화에 더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지난 2년간 원화는 달러화의 1% 약세에 대해 0.1% 강세를 보였을 뿐이지만 중국 위안화의 1% 약세에 대해서는 0.7% 약세로 싱크로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달러지수 급락에도 원/달러 환율은 1190원~1200원 사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달러 약세 1%에 가장 상승률이 높은 자산은 금이 아니고 은이다. [그림4] 그래프에서 은가격 상승률이 금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선진국 주식, 신흥국 주식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유로화와 원유는 둘 다 달러 약세 1%에 대해 약 1% 상승을 보이지만, 결정계수는 각각 1과 0에 가까운 상반된 값을 나타낸다. 유로화 강세는 달러화 약세와 직결되지만, 유가는 달러화 이외 여러 다른 변수가 개입한다는 의미다.
1970년~2020년까지 50년간 골드와 실질금리 관계를 보면
과거 40년은 대체로 역관계가 나타났지만 최근 10여년간은 가끔 다른 패턴도 나타났다.
그러나 10Y 금리와 구리/금 비율은 매우 흡사한 패턴을 보인다.
'20년 4분기, 미국채 2년물 금리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6월 최고점 2069달러에서 11월 1800달러로 급락했다.
버냉키가 제안한 테일러 룰에 따르면
output gap = (잠재성장률 - 현재성장률) 일때
(적정금리) = 2x물가상승률 + output gap 이다.
미 물가상승률은 약 0.5% 내외, 아웃갭은 미의회 예산국의 추산치로 대입해보면 미국의 적정금리는 -5%다. 다시 말해 지금의 0% 금리가 적정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거나 경기부양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그렇다면 금리는 더 내릴 수 없으니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최근의 금값 상승은 이러한 마이너스 실질금리 정책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를 돌아보면 그동안 금값의 대세상승은 모두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일 때 발생했다. 또 급등하던 금값이 하락한 것은 모두 실질금리의 하락세가 끝날 때쯤이었다.
연초 +1.2% 수준이었던 미국의 실질금리는 8월 현재 -1% 아래까지 하락했다.
* 기축통화
1890년대 이후 영국이 미국 경제력에 눌리면서도 파운드화는 2차대전 발발까지 50년 가까이를 기축통화로 버텼다. 지금 미국과 달러는 당시의 파운드와는 비교불가급으로 강하다. 쉽게 무너질 달러였다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때 이미 무너졌을 것이다.
일시적 달러약세는 언제든 올 수 있으나 달러패권 자체는 여전하고, 적어도 50년 이상은 버틸 것이다. 그렇다면 현 세대의 사람들까지는 자잘한 변동에 신경쓰지 말고 달러화 자산을 일정 비중 보유하는 것이 좋다.
미국 4~6월 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로 32.9% 격감했다. 시장 예상치 34.7%를 약간 상회했으나 통계발표를 시작한 1947년 이후 미국 역사상 최대 낙폭이다.
** 8.27) 속보치 -32.9%에서 잠정치 -31.7%로 수정됨
JP모건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딥 홀'(Deep hole)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분기 -5% 성장에 이어, 지난 5월과 6월에는 소비가 크게 반등했지만 7월 들어서는 반등세가 희미해졌다. JP모건은 "실업수당 청구는 경제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며 "청구자 수가 2주 연속 증가한 것은 7월 회복세 둔화의 또 다른 신호"라고 평가했다.
문제의 핵심은 소비와 고용이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2분기 개인소비지출은 34.6% 급감했다. 미국의 소비 위축은 결국 '고용의 불안정' 때문이다. 30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43만건으로, 전주대비 1만2000건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500만개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FRB)는 3분기 연율 13.3%의 회복을 전망하고 있지만 낙관적이지는 않다.
* 2분기 OECD GDP growth (QoQ)
미국 -9.5%
일본 -7.8%
독일 -10.1%
캐나다 -12%
이탈리아 -12.4%
프랑스 -13.8%
멕시코 -17.3%
스페인 -18.5%
유로존 -12.1% (19개국)
한국 -3.3%
미국은 연율화된 GDP로,
한국 포함 다른 나라는 전분기 대비 몇% 성장으로 발표한다.
(한국 전년도 대비 2Q 성장률은 -2.9%)
2020년 2분기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OECD 선진국들 대비 엄청난 선방을 해냈다.
2008년과 비교해보면 현재 미국이 얼마나 폭포수처럼 수직낙하 중인지 알 수 있다. 연율화 환산값은 분기별 계절조정(seasonal adjustment)을 거친 값으로 계절에 따른 조업일수, 날씨 차이 등을 반영하여 계산한다.
중국은 전년도 대비로 경제성장률을 발표한다.
1Q -6.8%
2Q +3.2%
홍콩
1Q -9.1%
2Q -9.0%
OECD 국가는 대부분 전분기 대비 성장률을 주지표로 하는데, 미국은 연율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전년도 대비 방식이나 (전분기 대비를) 연율화시킨 방식은 1년 단위로 비교하기는 좋지만 최근의 시의성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 연율화 방식은 해당분기의 추세가 나머지 기간동안 똑같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해당연도의 성장률을 계산하므로 실제와는 차이가 크다.
일반적으로 분기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하기 위해서는 백분율 성장률이 아니라 ‘전기 대비 증가율’에 4제곱을 해야한다. 전기 대비 성장률이 1%인 경우 1.01^4 을 해주는 것이다 (월지표를 연율로 환산할 경우는 12제곱). 예를 들어 전기 대비 성장률이 1.00%라면 연율은 4.00%가 아니라 4.06%가 된다. 여기에 계절요인을 제거한 수치를 공식 통계로 발표한다.
아래의 예를 살펴보자. 1분기 1.0% 성장률을 연율화하면 4.1%가 되고, 0.5% 성장률을 연율화하면 2.2%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 한국 GDP OECD 8위로 도약할 전망
7월31일 OECD가 밝힌 올해 명목 GDP는 한국 순위가 기존 10위에서 8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명목 GDP는 지난해 1조6422억달러에서 올해 1조5925억달러로 약간 줄어들지만 K방역의 성공으로 다른 나라보다 감소폭이 훨씬 작다.
2019년 명목 GDP 순위 :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러시아, 한국
7위 이탈리아 : 2.0조달러→ 1조7302억달러 (-14%)
8위 대한민국 : 1조6422억달러에서1조5925억달러로 (-3%)
9위 캐나다 : 1조7363억달러→ 1조5793억달러로 (-9%)
10위 러시아 : 1조6998억달러→ 1조4277억달러로 (-17%)
미국, 중국 등 10위권 내 다른 국가는 순위 변동이 없다.
* 주가와 경제의 엇박자
한편 주가는 세계 전체가 역대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와중에도 반대로 상승 중이다. 버핏지수는 170%까지 치솟았다 (미국시총/GDP = 33조달러/19.4조달러). 주목할 점은 전체 주식이 골고루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기술주 또는 새로운 주도주들이 나타나 증시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시총가중방식의 주가에서 실물경제와 주가지수가 따로 움직이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눈에 보이지않는 테크경제의 시총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2분기 애플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 급증한 570억달러(약 71조원)를 기록했고 주당 순이익(EPS)은 2.58달러로 시장 예상치(2.04달러)를 훨씬 뛰어넘었다.
아마존 역시 2분기 매출액 889억달러(약 106조원), 순이익 52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40%나 늘었다. 알파벳은 2분기 구글 클라우드에서 43%의 매출 성장을, 페이스북은 2분기 매출액 187억달러(약 22조원)을 기록하며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이는 넘치는 유동성과 신산업으로의 시대변화가 맞물린 현상으로 보인다. 기술주 중에서도 세계관 최강자 그룹만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회사들이 쓰러지고 있지만 확고한 자기 성채 (플랫폼, moat)와 현금 실탄을 보유하고 있는 강자들은 이같은 환경에서 세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자체 라이선스가 없기 때문에 자금조달은 미래에셋 캐피탈이 하고 네이버는 신용평가 및 대출창구 역할을 하는 구조다. 네이버통장이 사실상 미래에셋대우의 CMA 계좌인 것과 유사하다.
네이버 측은 자체 구축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 (ACSS: Alternative Credit Scoring System)으로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등록된 사업자들의 매출 흐름과 판매자 신뢰도, 고객응대 등 거래내역 기준 1등급 대상자가 기존 신용평가회사(CB) 등급보다 1.8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테스트 결과가 맞다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적은 리스크와 영업비용으로 우량 차주를 대거 확보하는 셈이다.
온라인 사업자들은 점포가 없고 사업자 대출의 문턱이 높아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 수준의 전년도 매출액과 납세 증명이 없으면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이처럼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소상공인 (SME: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은 약 25만 명에 이른다.
단 기존 금융권에서 자산 건전성·부채 상환 능력이 낮다고 보는 중소상공인에게 금융권보다 나은 조건으로 대출을 해 주는 게 위험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공공CB가 제공하는 신용정보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거래 내역을 더해 신용평가 를 하는만큼 중소상공인의 재무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말도 나온다. 중소상공인들이 갚지 못할 경우 책임 소재에 대해 최인혁 대표는 “ACSS가 아직 테스트 중으로 연말까지 계속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이 역마진을 떠안고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67%가량은 20~30대여서 대부분 금융 이력이 짧은 데다 매장도 없어 대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자금이 필요한 온라인 창업자나 담보가 없는 사업 1년 미만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대출시장을 만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은행권 수준’으로 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현재 은행권의 중소상공인 대출이자율 연 4~10% 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 한도는 한 달 매출액~ 최대 5000만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2019년 매출은 2533억원, 영업이익은 877억원, 대출채권은 약 2조3000억원 규모다. 네이버의 신규 대출시장 진출이 성공을 거둔다면 미래에셋캐피탈의 매출과 이익도 급증할 수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이자, 박현주 회장과 그 가족이 대부분의 지분을 가진 사적 회사에 가깝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수익과 자본이 늘어나면 지주회사 강제편입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현행 여신금융업법은 자회사 지분가치가 자기자본의 150%를 넘을 경우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되도록 규정돼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공정거래법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미래에셋캐피탈로서는 자본을 늘려 강제전환을 막아야한다.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는 서로 상대방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네이버는 복잡한 금융규제 대신 플랫폼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미래에셋은 사업매출을 늘리면서 지배구조도 강화하는 식이다.
“우리는 다른 기업의 공정 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있고, 그런 비상 계획까지도 준비할 것입니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7월 23일 열린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인텔 주가는 하루만에 16.2% 폭락했다.
이는 1968년 설립 이후 지난 52년간 자체적으로 칩을 설계하고 생산해온 인텔이 ‘제조를 포기하고 파운드리사에 위탁할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 인텔은 이날 삼성전자와 TSMC가 생산 중인 7나노미터(㎚) 공정 기술을 올해 말까지도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수율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고 22년말에나 출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애플은 지난 6월, 맥북에 인텔 CPU가 아닌 자체 칩을 넣겠다고 공표했다.
이러한 현 상황은 CPU 제국 인텔이 IBM이나 GM, GE 처럼 무너져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시대는 PC CPU에서 모바일 AP, 그래픽 GPU로 대세가 바뀐지 오래다. CPU시장마저 한수 아래로 취급하던 AMD의 거센 추격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19년 CPU 점유율 84.5%). 만일 마지막 아성인 서버시장마저 내주게 된다면 몰락은 한순간이다.
TSMC가 인텔물량을 수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인텔로서는 AMD와 이미 거래하고 있는 TSMC보다는 삼성전자에 위탁생산을 일부 맡길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연히 구분돼 '협력관계'에 더 가깝다. 인텔 입장에선 AMD보다 우위인 반도체 설계능력을 극대화하며, 제조는 삼성전자의 첨단공정에 맡기는 전략을 쓸 수 있다.
인텔은 저전력이 필수인 AP시장에 결국 진입하지 못하고 밀려났다. 이후 구조조정도 여러번 있었고 CEO까지 계속 교체되면서 표류의 조짐이 보였다. 여기서 AMD 7나노제품에 밀리면 더는 물러날 데가 없다.
만일 인텔 제국이 무너진다면 주도권은 어디로 향할까?
유력한 후보는 엔비디아, 퀄컴, TSMC, 삼성전자 등이다.
2019년 AP칩 매출 기준
1위 퀄컴 36%
2위 애플 24%
3위 하이실리콘 14%
경영난에 빠진 소뱅이 4년전 약 40조원을 들여 지분을 100% 인수했던 ARM을 매각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애플, 화웨이 칩도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하는만큼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1%로 독주 중이고 삼성전자 점유율은 18%에 불과하다. 파운드리 사업강화를 선언한 삼성전자에게는 게임체인저로 구미가 당기는 매물이다.
그러나 ARM 인수 가격은 너무 비싸다. 삼성전자의 작년 현금 보유액이 연결기준 총 112조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40조는 너무 부담이 크다. ARM의 1년 영업이익은 약 3천억원 정도로 알려져있는데 자체 현금창출력이 높은 회사는 아니다.
또한 ARM이 RISC 아키텍처를 기초로 하는 것에 반해 RISC-V 아키텍처가 새로 개발된 것도 ARM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RISC-V는 구 RISC 아키텍처보다 소비전력과 칩 면적을 절반으로 줄인 혁신적인 디자인 기술이다. 모바일 AP의 난제인 전력과 공간을 동시에 해결한 만큼 ARM이 왕좌에서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
* 퀄컴의 TSMC 견제구
한편 지난 17일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퀄컴의 차세대 칩셋인 '스냅드래곤 875G'를 5나노미터 EUV 공정으로 위탁 생산, 내년 1분기에 출하될 것이라는 로드맵이 유출됐다. 중급 스마트폰 라인업에 들어갈 '스냅드래곤 735G'과 통신 모뎀 '스냅드래곤X60' 도 동일한 공정으로 제조된다.'스냅드래곤 875G'은 내년 출시되는 각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되는 주력 AP이고 X60은 퀄컴의 3세대 5G 모뎀 칩이다.
현재 5나노 공정을 갖고 있는 제조사는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5나노 AP는 7나노보다 크기는 25% 줄어들고 트랜지스터는 더욱 조밀해져 전력 효율은 최대 20%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많은 5G 모바일 기기가 X60 모뎀칩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수주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을 신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은 (파운드리 업체)어느 한쪽이 비대해지는 걸 원치 않아 번갈아 생산을 위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화웨이를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의 미래
삼성전자의 현 상황은 그야말로 거대한 변곡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파운드리 양강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중국산 D램 메모리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는가?
세계 주요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가?
5G 패권싸움을 끌고 갈 수 있는가?
각각이 워낙 커다란 난제라 동시에 헤쳐나가는건 쉽지 않아 보인다. 거기에 가전과 전기차, 차량 전장, 디스플레이도 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될수록 최첨단 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종합 반도체 업체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현재는 TSMC, 엔비디아처럼 자기 사업 영역에 집중해 독보적인 기술과 영역을 구축한 ‘특화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흐름이다. 더구나 기존의 캐시카우였던 메모리 반도체는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1년까지 좁혀졌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부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